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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2.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2010/04/07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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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rom murmur 04/14/2010 00:58



미안하다는 말이,

이제는 그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안다. 그 뒤에 이어지는 말이 결코 내게 우호적이지 않을거라는 것도.
'여기 또 같이 오자.'
애써 못들은 척 하는 내게 당신은 굳이 하던 말을 잇지 않고 그냥 그러자고 했다. 나는 무의미한 짓인 줄 알면서도 주문을 외우듯이 몇 번이나 말했다. 여기 또 오자. 같이.



내게는 어제처럼 선명한 일들이 당신에게는 없었던 일이 되어버린 것이,
이제 나만 잊으면 그 일들이 정말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이 오랫동안 원망스러웠는데.
평생 반짝거릴 줄만 알았던 기억들이 오늘 꺼내보니 조금씩 빛을 잃고 바래간다.
꽃이 피자마자 질 걱정을 하던 날들이 참 많이 지난 일 같았다. 마음이 아렸다.

04/14/2010 00:58 04/14/2010 00:58
밖은 비. 나는 부엌에서 혼자 오이를 바라보고 있다. 오이는 거의 늘 냉장고에 들어 있으니까,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다. 오이가 늘 냉장고에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.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원할 때 수중에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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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언가를 이해하기에 아직 어리다면 언젠가는 이해할 때가 온다. 하지만 무언가를 이해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면, 그 사람은 영원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. 그것은 아주 슬픈일이다.
아주 아주 슬픈일이다.
04/07/2010 16:40 04/07/2010 16:40